인테리어 정보 네트워크와 탄탄한 스토리텔링 방식, 많은 디자이너와 작가들을 참여하도록 이끄는 기획. 마켓 콘텐츠로 소비자와 디자이너, 작가를 연결해 ‘새로움, 탐색하는 즐거움’을 만드는 기획자 최주연에게 듣는 보물창고 이야기.

보고 즐기는 새로운 인테리어
콘텐츠 플랫폼의 시작, ‘보물창고’

플리마켓 전성시대다. 실시간 정보는 모두 태그를 검색해 소셜 채널에서 얻는 것이 일상이 됐지만, 유독 마켓은 역으로 오프라인 영역에서 화제가 된다. 마켓에 다녀온 소비자들은 득템한 아이템을 자랑 삼아 올리거나 현장의 상황을 온라인에 자발적으로 알려 정보를 공유한다. 온라인에서 소통을 오프라인으로 다시 만나고, 이 네트워크는 더 긴밀해져 이제 마켓은 마치 페스티벌처럼 일상의 정적을 깨고 손꼽아 기다리는 행사가 됐다. 특별한 것은 이러한 흐름을 이끌어 온 마켓 중 하나가 인테리어 자재를 판매하는 타일기업, 윤현상재가 그 중심에 있다는 것. 타일 기업이 대체 왜 마켓에 주목했을까? 윤현상재에서 온-오프라인 기획 콘텐츠를 총괄하는 최주연 부사장에게 직접 물었다.


윤현상재가 소비자와 소통하는 방식과 주제는 언제나 흥미를 유발합니다. 특히나 비정기적으로 열리는 플리마켓인 보물창고는 참여 브랜드 수가 두 배를 넘어섰듯, 소비자에게도 반응이 뜨거워졌어요. 그런데 왜 온라인이 아니라, 오프라인 마켓이어야만 했나요?

우리나라는 주거문화에 관련한 고민을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는 많지만 아직까지 전문가에게 의존하는 면이 커요. 더구나 시장은 잘 형성되어 있는 편이지만, 일방적인 편이에요. 제가 미국에 살 때 경험했던 일들 중 ‘가라지 마켓’은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주말이면 아빠는 차를 타고 아이들과 함께 가라지 마켓을 찾아요. 종류는 많지 않아도 직접 집안을 가꾸는 일이 일상이 된거죠. 우리나라 보다 구매여건과 접근성은 좋지 않아도 직접 자재를 고르러 발품을 팔고, 집에 사들고 와서 직접 시도해보는 일들이 자연스러운 일이었어요. 우리나라에는 왜 이런 가라지 마켓이 열리지 않을까, 아쉬운 마음에 윤현상재가 여기에서 모티프를 얻어 시작하게 됐어요.


그 에피소드들이 차츰 쌓여 벌써 여섯 번째를 앞두고 있네요.

많은 일들이 있었어요. 초반에 시작했던 보물창고는 가라지 세일 그대로 창고에서 진행됐고 정말 호응을 얻었지만, 많은 분들이 함께 할 수 없었던 조건이라 이를 해결하는데 주력해야만 했어요. 보물창고는 애초부터 정기적으로 열리는 운영방식으로 기획하지 않았어요. 좀 더 플렉서블하게 기획된 오프라인 행사인데, 마켓을 열어야 하는 동기를 윤현상재 내부에서 스스로 찾는 거죠. ‘필요해서’ 하는게 아니라 ‘해야만 하는’ 기획들이 빼곡한 상황에서 하기 때문에 더 신나고 재미있는 주제가 나오는 것이고요. 매 회 주제도 저희가 시류를 보거나, 소비자들의 전달한 피드백을 연구하고 이를 흥미로운 기획으로 연결시켜요. 참여하는 브랜드에게도 매 에피소드마다 저희의 새로운 기획을 충분히 전달하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브랜드가 원하는 방향과 색을 충분히 이해하고 세밀한 기획을 구성하고 있어요. 소비자들은 잘 몰랐던 브랜드의 가치를 보물창고에서 발견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인테리어에 대해 눈을 높이거나 가능성들을 스스로 생각하기도 하죠. 이런 브랜드와 소비자의 네트워크가 모여 인테리어 플랫폼이 된다고 생각해요.

윤현상재의 흥미로운 기획은 인테리어 자재에 새로운 시각을 갖도록 한다. 작가들의 작품을 일상처럼 만날 수 있는 논현동 전시공간 스페이스 B-E 내부. 윤현상재가 만드는 기획 콘텐츠 전반을 이끄는 최주연 부사장.


윤현상재는 이제 윤현의 내부 기획뿐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데 흥미로운 것은 사옥 내 전시공간과 작가들과의 교류인데요. 보통의 갤러리나 미술관의 역할을 일부 발견할 수 있어요.

윤현상재는 다양한 콘텐츠 기획을 통해 소비자에게 일상의 새로운 영감을 전하는 것에서 저희의 가치를 찾고 있어요. 대중과 만나는 슬기로운 방법을 마켓과 전시기획, 아카데미 그리고 작가와의 컬레버레이션 작업에서 찾은 것이죠. 특히 수공예 작가들이 많은 소비자들과 만나는 접점을 많이 만들어 일상 속에서도 예술의 가치를 알리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는데, 전문적이고 다가가기 어려운 작가 혹은 디자이너를 소비자들에게 좀 더 쉽고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소개하는 거죠. 그런 내용은 각 보물창고 에피소드마다 프로그램으로 녹아 들어 있어요.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타일을 이용한 타이포 작업들. 레터링 트레이는 윤현상재가 인테리어 자재와 소비자와의 접점을 만들기 위해 제안한 쉽고 흥미를 돋우는 기획 중 하나다.

작가와 소비자, 그리고 이를 연결하는 기획을 통해 인테리어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항상 고민해요. 대중들에게 새로운 브랜드와 작가를 큐레이션해 소개하고 이를 일상으로 가져가는 일들에 주력하는 것은 결국 어렵다고 느껴지는 건축, 예술의 영역이 일상을 정적을 깨고 일반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가치가 될 것이라는 믿음에서 비롯되고 있어요.

윤현상재 사옥 내 전시공간. 작가들의 다양한 창의력 넘치는 작업들을 윤현상재 여섯 번째 보물창고 기획 ‘머테리얼 큐브’ 내 스튜디오 전시관에서 만날 수 있다.

보물창고는 특히 기획의 주제가 매번 흥미로웠어요.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고정된 행사로 운영되는 여타 마켓과 달리 ‘보물창고’ 타이틀은 그대로 가져가되, 매번 흥미로운 키워드로 구성되어 왔는데 마켓 기획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나요?
지금까지 매 회 마켓을 열어야만 하는 동기부여와 움직임의 이유가 항상 먼저 생겨났어요. 그렇게 지난 다섯 개의 에피소드가 탄생했어요. 일상 속 인테리어 재료들을 직접 만지고 누릴 수 있는 것으로 만들어야겠다는 결심은 항상 같고요. 처음 기획은 윤현상재의 창고에 있는 제품을 ‘소비자가 고민을 덜고 구매할 수 있도록 창고마켓을 열어보자’라는 취지에서 출발했지만, 너무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많은 교훈을 얻었어요. ‘아 정말, 이런 마켓이 정말 필요했구나.’ 그 후 인테리어 브랜드 셀렉션을 통해 집을 예쁘게 꾸미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위한 인테리어 자재를 선별해 소개하는 마켓을 열었어요. 인테리어 자재가 개별 플랫폼이 되는 것이 굉장히 어려워요.

논현동 윤현상재 쇼룸 공간. 공간 트렌드에 맞춰 타일이 완성하는 미감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타일이 가지는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곳이다.

윤현상재 보물창고는 두 번, 세 번 매 회를 거듭할수록 새로운 호기심을 제안하기 시작했어요. 새로운 브랜드와 작가를 발굴을 통해 일반 소비자에게 소개하고 있어요. 다음의 보물창고는 어떤 이유에서 어떤 주제로 무얼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곤 하죠. 감도 좋은 브랜드를 셀렉션해 살 수 있는 물건, 사고 싶은 물건 모두를 소개하는 것으로 보물창고를 항상 기다려주는 소비자에게 보답하고 싶어요.

단순히 소비만을 이끄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의 철학을 전하고 이해시키는 일련의 자연스러운 고민해요. 일상에 의미를 더하는 일을 모색하고 참여하는 모든 브랜드에게 자신의 메시지를 드러내 달라는 이야기도 잊지 않죠.

윤현핸즈에서 작가들의 핸드메이드 작품들에 대해 직접 이야기도 나누며 구매할 수 있다. (좌) 표면에 명암을 넣어 독특한 미감을 뽐내는 조연예 작가의 공예품 (우) 스튜디오 오유의 크리스털 식기들

윤현상재가 이번에 준비하고 있는 보물창고, 여섯 번째 에피소드가 더 기대가 되요.

윤현상재는 사람에 대한 연구를 통해 무엇을 느끼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함께 연구해 기획에 반영해요. 타일을 팔기 위함이 아닌, 소비자들과 소통하는 방법으로 마켓을 열자는 초반의 마켓 의도를 이번 보물창고에서 역시나 마찬가지 입니다. 킨텍스라는 전시전용 공간에서 열리는 행사이다 보니 인테리어 자재를 보다 전문적으로 소개할 수 있어서 저희도 내심 기대하고 있어요. 이에 대해 공감하는 많은 브랜드들과 윤현상재 기획관은 총 350부스에서 만날 수 있어요.

윤현 아울렛에서 만날 수 있는 브랜드 마켓. (좌) 감각적인 디테일을 완성하는 스위치, 콘센트, 멀티탭 등을 판매하는 르그랑. (우) 매니아층 두터운 친환경 페인트 브랜드 던에드워드 페인트는 윤현 아울렛에서 조색 페인트, 화이트 컬러 페인트, 페인트 도구 등을 10%~40% 할인판매 예정이다.

이번 보물창고 주제가 ‘머테리얼 큐브’네요?
인테리어디자인코리아의 전시와 함께 구성되는 윤현상재 여섯 번째 보물창고는 이번에 더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어요. ‘페어’라는 행사에 오는 많은 사람들은 일정기간 동안 항상 네모난 박스 형태에서 여러 브랜드를 만나왔는데, 이 전형적인 네모의 형태는 공간은 각 브랜드가 가지는 감각적인 덩어리로 생각해보면 어떨까 생각했지요. 각자의 ‘큐브’에서 자신의 ‘감각’을 선보이고 제안하는 것이 큰 방향이에요. 인테리어 브랜드 큐레이션관에서 윤현상재가 셀렉션한 감도 있는 인테리어 자재와 조명, 홈 데커레이션 제품을 대중에게 선보일 예정이에요. 스튜디오관에서는 작가들의 작업을 콘셉추얼한 형태로 새롭게 제안하고, 윤현상재 기획관에서는 주목도 높은 트렌드 이슈를 기획해 윤현핸즈의 수공예 작가 전시, 윤현아울렛을 통한 가성비 좋은 제품구매하실 수 있도록 했답니다. 소셜 네트워크에서 인테리어 디자이너만의 감각을 보여주며 스타로 발돋움한 디자이너들의 디자이너스 무드, 소비자들이 직접 브랜드의 제품을 제작해보고 체험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공감하고 완성할 수 있는 커스터마이즈존도 마련되어 있어요. 소품과 가구, 인테리어를 움직이는 주축을 좀 더 깊이 있게 소통할 수 있는 장이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어요.

(좌) 윤현상재 기획관에 참여해 다양한 로컬 먹거리 콘텐츠를 전할 연남방앗간 (우) 커스터마이즈존에서는 참관객이 직접 브랜드 제품을 이해하고 제품을 완성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한다. TWB에서는 각자 자신이 원하는 레터링을 새겨넣은 타올을 제작할 수 있다.